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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의 언저리에 남겨진 낡은 상가주택이 도시와 어우러지는 방법

1991년도에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상가주택의 리모델링 프로젝트. 대지는 북측의 왕십리로와 남측 주거지역 사이 약 8m 높이 차가 나는 경계부에 위치한다. 북측 대로보다 남측 주거지역의 높이가 더 낮은 대지의 특성상 하부층 주거, 상부층 근생인 일반적이지 않은 상가주택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오래된 저층 주거지역이던 남측 주거지역이 최근 전면적으로 재개발되면서 대지 남측에는 공공에 기부채납된 대규모 공원이 들어섰다. 이에 따라 밀집된 주거지역에서 제한적이었던 프라이버시와 조망 등 전반적인 환경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고, 이를 기회 삼아 기존 건물의 활용성과 임대수익의 상승을 위한 전면적인 대수선 공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주어진 프로젝트의 목적은 명확했다. 엘리베이터를 신규 설치하여 전 층의 이용 편의성 증가 및 개선된 남측 환경을 적극 활용하는 것, 옆 대지에 똑같이 지어진 쌍둥이 건물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질 수 있는 외관 공사를 통해 건물의 내·외적 가치를 향상하고 임대수익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수직동선

전형적인 80, 90년대 근생 건물들처럼 계단참에 두었던 공용 화장실을 철거하고 실 복도 레벨에 맞춰 홀을 신설한 후 외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새로운 수직 동선 체계를 형성했다. 3층 대로변에서 주출입구로 진입하면 홀을 관통하는 남측 공원의 뷰가 이용자를 맞이한다. 엘리베이터는 공원과 맞닿는 지하 1층 주차장까지 연결되어 이용자들이 왕십리로-건물-공원을 보다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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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정면

정방형이었던 기존 창문은 구조체를 제외한 선까지 최대한 오픈했다. 북측 창은 가로로 길게 내어 왕십리 역사와 철로의 파노라마 뷰를, 남측은 통창으로 열어 새롭게 조성된 공원의 풍부한 조망과 채광을 들일 수 있도록 했다. 북측 입면은 옥상 루버와의 동질성을 위해 각진 골의 루버강판을 주재료로 하되 질감 있는 진회색으로 하여, 8차선 도로의 도시적인 무채색 이미지가 건물의 북측면을 타고 올라간 듯 보이도록 했다. 공원의 개발로 '버려진 입면'에서 '제2의 정면'으로 탈바꿈한 남측면은 스터코 재질의 간결한 바탕에, 창호 주변을 따라 스테인리스 처마와 우수홈통을 설치하여 입면의 격자 형상을 부각시켰다. 통유리 창호와 금속의 마감재가 공원의 녹음과 하늘을 은은하게 반사하며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다.

도시 장벽에 표정 만들기

기존 건물에 매우 타이트하게 맞닿아 있는 왕십리로 측 건축제한선 때문에 입면에 입체감을 부여할 만한 어떠한 볼륨도 덧붙일 수 없었던 점은 설계에 있어 매우 큰 제약 사항이었다. 더욱이 가능한 한 거대한 입면을 원했던 건축주의 바람대로라면 덩치가 커진 건물이 마치 대로변의 밋밋한 장벽처럼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었다. 제한된 공사비와 기간 역시 고려해야 했다.

위와 같은 제약 사항들에 대한 해결책이 건축물의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새로 설치하는 엘리베이터 탑의 높이에 맞춰 옥상 테두리에 가벽을 두르되, 법정 건축물의 면적이나 높이의 증가가 없도록 하기 위해 해당 가벽은 1/2 이상이 투시되는 루버를 적용했다. 이 반투과성 루버 가벽은 명확한 건물의 형상을 만들면서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주변 풍경을 다르게 투과하며 거대해진 옥상 매스를 가벼워 보이도록 한다. 거대한 장벽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더 해소하고자 옥상 입면을 사선으로 물려 마치 모서리가 접혀 들어간 상자처럼 보이게 했다. 최상단 모서리에는 액자 같은 오픈부를 두어 바람길을 만들고 바람에 너울거리는 조경 식재를 하여 건물 입면의 숨구멍이 되도록 했다.

건축사사무소 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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